20091125 사우스 브로드 ┗ 책

사우스 브로드 1







사우스 브로드 2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20091117 - 20091125

아.. 뭐라고 해야 할까.
후르릅 매끄럽게 문장이 읽히고, 흐믓하게 미소를 짓다가 인쌍 찌푸렸다가 놀랬다가 주인공과 감정을 공유하고,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잔잔한 여운이 남아있다... 심지어 꿈 조차 꿨다지.
내 꿈속에서 내가 꿈꿀 수 있는 한 가장 아름다운 시바포와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리는 트레이, 정말 두꺼비처럼 생긴 레오, 귀족의 풍채를 가진 몰리, 채드, 프레이져, 어느 한 구석이 비어있는 것 처럼 보이는 나일즈, 아름답지만 유령같아 보이는 스텔라, 건장한 체구의 아일즈, 베티, B사감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어머니, 자상해보이는 아버지...
이런 이미지로 내 꿈속에 이들이 찾아왔었다. 책에서 묘사한 특성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진 형상으로..
그만큼 문장이 세세하고 섬세했다. 그러한 문장덕분에 화려하진 않았지만 물이 흐르듯 유연한 느낌으로, 뱀이 스르르륵 미끄러지는 그런 느낌으로 책장을 술술 넘기게 만들었다.

[20091114] 굿모닝 프레지던트 ┗ 영화


2009.11.14
굿모닝 프레지던트

장진 감독
이순재(김정호 대통령), 장동건(차지욱 대통령), 고두심(한경자 대통령), 임하룡(영부군), 이문수(요리사)

빅 재미가 있는 건 아니었으나 잔잔하게 재미있었다.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을 했다는 장동건의 코믹 연기가 궁금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외모가 코믹을 잡아먹었다.
나름 코믹한 표정을 짓는거같은데 그러한 장면 조차도 화보.... 
인생이 화보라는 타이틀이 장동건에게 붙은건 괜한게 아닌가보다 싶었다.

대통령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는 그런 영화였는데,
실존하는 대통령의 모습과 괴리가 천지차이여서 저런 대통령은 없다. 영화니까 가능하지 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차지욱 대통령같은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전국의 여성들이 olleh~를 외치지 않을까?
더불어 대통령 담화의 시청률이 40%를 넘게 될 지도....


20091116 조서 ┗ 책

조서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윤진 옮김 / 민음사



20091109 - 20091116

소설책이었음에도 읽기가 힘들었다.
프랑스 문학의 특성을 가진 텍스트뿐만 아니라 공황을 맞이한 내 상태때문에도 읽기 힘들었다.
어쨌거나 프랑스 문학이 나에게 쉽지 않게 느껴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책의 부제로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달려있있다. 이 때문에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주인공은 비정상이라고 단정짓고 들어갔다-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자연히 그런 생각이 심어졌다-. 덕분에 읽는 동안 내내 몰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지하철에서만 읽어 흐름이 끊긴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제대로 몰입을 못해서 난 아담을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 내가 숨쉬고 있는 이 하루 하루가, 내가 견뎌내고 있는 이 삶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허상인지 가끔은 헷갈릴 때가 있으면서...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어느 것이 실제고 어느 것이 허상인지.
구분짓다 말고 내가 정의한 세계로 빠져들 때가 있으면서도 아담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담이 진짜로 정신병자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데 그가 사는 그의 세계는 인간이라는 틀로 가둬둔 유한한 세계가 아닌 것 같다.
그러한 그를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평범하다고 말하는 보통의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서 정신병 진단을 받은게 아닐까...
흐름이 끊기지 않게 다시 한번 읽고 싶지만 솔직히 두렵다.
내가 아담의 말에 현혹되는것 같거든.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겉으로만 두리뭉실하게 설득당하는건 위험한데.. 내가 그럴 것 만 같아서.
이번에 읽을 때도 내가 가지고 있는 혼란에 아담으로인한 혼란이 더해져서 더더욱 아담을 비판할 수 밖에 없었는데.
언젠가 마음이 잔잔한 호수가 되었을 때, 그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여러분은 인간이 아닙니다. 자신이 인간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 르 클레지오 <조서> 中 p.268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입니다. 그 상태에 이르면 문화와 지식, 언어와 글쓰기가 더 이상 아무 쓸모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따져볼 때, 그 상태가 일종의 안락한 상태일 수도 있겠지요.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어요. 그리고 사실 그 단계에 이른 진정한 신비주의자들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해하시겠지만, 변증법적인 용어로 마하자면-그렇지만 물론 그 관계는 다릅니다만-사람은 존재하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지요. 그것은 그저 하나의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그것이야말로 인식이 유일하게 도달하는 곳입니다. 아무리 다른 방식을 취하더라도 인식은 막다른 길에 이르고 맙니다. 그러면 인식은 인식이기를 그치게 되지요. 인식은 과거형이 됩니다. 그리고 그대 인식은 대번에 과장됩니다.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압도적인 것이 되어 인식 이외의 그 어떤 것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은 존재하는 그대로 존재한다-예, 바로 그것입니다. 존재하는 대로 존재하는 것...
- 르 클레지오 <조서> 中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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