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기획자 ┗ 일기

기획자는 기획을 하고 개발자는 기획안대로 개발한다.

연구실에 있을 때 한가지 좋았던 것 하나는 기획을 내가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관련연구를 조사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고
여럿이 모여서 회의하면서 설계를 해 나가고 새로운 기능을 모색했던 게 참으로 재미있었다.

하지만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기획은 기획자가, 개발은 개발자가 한다.
개발을 하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도 묻혀버리기 일쑤이다.
자칫 잘못하면 기획자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월권이 아니냐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기획자가 만들어 놓은 썩을놈의 기획안대로 개발을 하려고 하니.... 재미가 없다.
왜냐....
기획안이라고 내놓는 것이 기껏해야 남이 해 놓은 것을 따라한 것이다.
이런거면 초딩들도 다 할줄 알텐데...

기획도 어렵다는 것을 안다.
기술분야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어느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미 나온 여러 기능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계속 모색해야 하니...
힘들다는 것은 안다.
연구실에 있을 때 짧게 나마 해봤으니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기획자라면, 남이 한 것을 따라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기획이 아닐까?

그리고 말이지...
기획과 개발...
이렇게 프로세스를  나눈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개발하는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묻혀지게 하는 것 보다는 기획을 할 수 있도록 어느정도 구멍을 뚫어놔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철통같은 경계로 막아놓는다는건... 발전이 힘들다고 본다.
기획은 기획대로... 개발은 개발대로...  

마지막으로 또 하나..
기획도 중요하고 개발도 중요하다.
단지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순서가 기획을 하고 개발을 하는 것일 뿐이다. 
기획을 한다고 기획자가 개발자의 머리 위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란 말이다.